얼마 전 주말, 페라리를 타고 있는데 시트 보호용 커버 제작이 가능하냐는 문의를 받았습니다.

그냥 정비소에서 쓰는 커버 같은거면 된다고.

그건 가능할 것 같다고 시트 커버 제작 작업을 수락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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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냥 페라리 458 인줄 알았는데 스페치알레군요. 색상도 너무 이쁜 깊은 색감의 레~~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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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밌겠다 싶어서 하겠다고 했는데...생각보다 일이 커졌습니다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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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선 차주분의 바쁜 일정으로 일산까지 차량 이동이 불가하다는 내용.

시트가 있어야 패턴을 뜨고 딱맞게 맞출텐데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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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침 차량 소재지 근처에 친한 친구집이 있어서 친구 얼굴도 볼 겸 방문해서 패턴을 뜨고 제작해드리기로 했습니다.

막상 방문해보니...ㅠㅠ시트는 멋지게 생겼는데 시트를 뜯지 않고 차 안에서 패턴을 뜨기가 굉장히 까다롭더군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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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약속은 했으니 열심히 패턴을 떠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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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아름다운 유선라인을 살린 커버를 만들 수 있을까.

패턴을 뜨면서도 수차례 설명을 드립니다.

이건 절대 맞출 수가 없어요 ㅠㅠㅠㅠ

그럼에도 불구하고 "덮기만 하면 됩니다." 라던 차주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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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 천이나 남는걸로 만들어달라고 하셨지만 순정 시트가 너무 이뻐서 그 디자인을 최대한 살려서 만들어드리기로 했습니다.

매쉬 소재를 구하고, 비슷한 색상의 부드러운 스웨이드 원단을 찾고 찾아서 미싱미싱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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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차 피팅. 똥망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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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데 차주분은 대만족.

응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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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래 커다란 목욕수건을 깔고 타셨다고 하니 이 정도도 충분하다며 그냥 쓰시겠다더군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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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다시 만들어드리기로 하고 돌아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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페라리 스페치알레 타고 왔다갔다 했으면 더 빨랐을텐데...라는 헛된 생각도 해보구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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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정사항을 모두 보완하여 두번째 피팅.

뭐 여전히 허접한건 사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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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행히 바닥면의 피팅은 꼭 맞아떨어집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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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주분의 절대적인 요청사항은 '모양은 못나도 상관없으니 순정시트의 알칸타라만 보호해달라'

제작한 커버의 뒷면에 마찰계수가 낮은 두꺼운 코팅 원단을 덧대어 만들다보니 윗면이 너무 못생겨지네요 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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옆부분은 안으로 말아넣을 수 있도록 길게 제작했는데, 그냥 말아넣지 말고 저대로 놔달라고 하시더군요.

타고 내릴때 아래부분이 종종 발에 걸린다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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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트 상판의 어깨선.

요기까진 '오~ 잘맞췄는데?' 했으나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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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판의 측면 부분.

으...

저는 너무 마음에 안들지만 차주분은 마음에 든다고 하십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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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객만족이 최우선이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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뒷면은 모두 벨크로 처리.

카본 클리어에 상처라도 날까봐 벨크로 붙일때도 살살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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혹시라도 순정 시트에 벨크로 자국이 남을까봐 원단으로 덮어서 마무리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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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아우디 R8,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등등의 차주분들이 몇차례 시트 커버 제작을 의뢰하셨지만 모두 거절했었습니다.

해당 차량들의 경우 시트에 굴곡이 너무 많다보니 핏이 딱 맞떨어지는 커버를 제작하기가 너무 어렵더군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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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한 번 해봤으니 다음엔 좀 더 잘 만들수 있지 않을까...

제대로 만들어보고 싶긴한데 주변에 페라리, 람보르기니 타는 사람이 없네요 ㅋㅋ